넷플릭스영화추천6 라라랜드 - 연애 시절, 타이밍, 현실적 사랑 음악 좋고, 색감 좋고, 두 주인공이 춤추는 장면에서 괜히 심장이 두근거리는 그런 영화요. 근데 두 딸 아이 아빠가 되고 나서 다시 봤을 때는, 솔직히 좀 다르게 읽혔습니다. 이 영화가 이렇게 현실적인 영화였나 싶어서요.와이프와 연애 시절이 자꾸 떠오른 이유라라랜드를 다시 보는 내내, 저는 자꾸 엉뚱한 데서 멈췄습니다. 미아와 세바스찬이 그리피스 천문대에서 춤추는 장면. 보다 보면 화면이 너무 아름다워서 CG 아닌가 싶을 정도인데, 실제로는 로스앤젤레스의 이른바 '매직 아워(Magic Hour)'를 노려 단 다섯 테이크 만에 찍은 장면이라고 합니다. 매직 아워란 해가 뜨거나 질 무렵 약 20~30분 정도 지속되는 시간대로, 자연광이 황금빛으로 물들면서 피사체를 가장 아름답게 담을 수 있는 촬영의 황금시간.. 2026. 5. 15. 극한직업 - 치킨집 잠복, 5인의 앙상블, 지금도 이 영화가 통하는 이유 솔직히 저는 1,600만 영화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반신반의했습니다. 그 정도면 온 나라가 봤다는 건데, 과연 그만한 영화인가 싶었죠. 와이프와 연애 시절 영화관에서 처음 봤는데, 옆자리 눈치도 못 볼 정도로 웃었습니다. 그 이후로 TV에서 나올 때마다 또 보게 되는 영화가 됐습니다.치킨집 잠복이라는 설정의 힘극한직업의 장르를 한 단어로 정의하면 시추에이션 코미디(Situation Comedy)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추에이션 코미디란 특정 상황 자체가 웃음의 원천이 되는 방식으로, 캐릭터의 리액션보다 상황 설계가 핵심인 장르입니다. 단순히 개그 대사를 던지거나 과장된 표정으로 웃기는 것과는 결이 다릅니다.이 영화의 설정은 처음부터 이미 웃깁니다. 범죄 조직 아지트를 감시하기 위해 바로 앞 치킨집을 .. 2026. 4. 29. 인사이드 아웃2 - 불안, 자아 형성, 감정 수용 불안을 없애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 한 편이 그 믿음을 조용히 흔들었습니다. 인사이드 아웃 2를 보고 나서, 저는 아이의 감정을 '해결'하려 했던 제 방식이 과연 맞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불안이라는 감정, 없애야 할 것인가일반적으로 불안은 제거해야 할 부정적 감정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8살 딸이 새 학기마다 배앓이를 할 때마다, 저는 "괜찮아, 걱정하지 마"라는 말로 불안을 눌러주려 했습니다. 그게 아이를 돕는 일이라고 확신했습니다.인사이드 아웃 2는 그 확신을 정면으로 건드립니다. 영화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감정 '불안(Anxiety)'은 주인공 라일리를 괴롭히기 위해 존재하는 캐릭터가 아닙니다. 오렌지색으로 묘사된 이 캐릭터는.. 2026. 4. 26. 하트맨 - 불편한 설정, 아빠의 선택, 로맨틱 코미디 딸을 숨기고 첫사랑 앞에서 "아이 없다"고 거짓말하는 주인공. 웃자고 만든 코미디 설정인데, 8살과 9개월짜리 두 딸을 키우는 저는 이 장면 앞에서 웃음이 멈췄습니다. 아이들 재우고 와이프랑 맥주 한 캔 따며 가볍게 틀었던 영화 한 편이 꽤 묵직한 질문을 던졌습니다.코미디가 건드린 불편한 설정영화 하트맨은 아르헨티나 원작 영화를 한국 정서로 리메이크한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핵심 설정은 이렇습니다. 왕년에 대학 밴드부 보컬로 이름을 날렸던 40대 싱글 아빠 승민이 첫사랑 보나와 재회하면서, 그녀가 노 키즈(No Kids) 주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딸의 존재를 숨기는 거짓말을 시작합니다. 여기서 노 키즈 주의란 아이가 있는 환경이나 관계를 의도적으로 거부하는 삶의 방식을 뜻합니다. 최근 1~2인 가구 증.. 2026. 4. 26. 길복순 - 킬러액션, 미장센과 워킹맘 서사 넷플릭스에서 와이프와 맥주 한 캔씩 들고 앉았다가, 영화가 끝나고도 한참 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길복순, 생각보다 훨씬 묵직하게 와 닿았거든요. 세계 최강의 킬러가 딸 앞에서 쩔쩔매는 장면은 딸 둘 아빠로서 피식 웃으면서도 가슴 한 켠이 꽤 서늘했습니다.킬러액션 장르로 본 길복순의 완성도변성현 감독의 길복순은 장르 문법 면에서 꽤 정교하게 설계된 작품입니다. 영화에서 킬러들의 조직 MK ENT는 일종의 크라임 누아르(Crime Noir) 장르의 전통적 배경인 암흑가 조직을 현대 기업 구조로 치환한 설정입니다. 여기서 크라임 누아르란 범죄 세계를 배경으로 도덕적 모호함과 배신, 욕망을 탐구하는 장르적 흐름을 가리킵니다. 길복순은 이 공식을 그대로 따르는 대신, 살인 의뢰를 '작품', 조직을 '엔터테인먼트 .. 2026. 4. 23. 돈 룩 업(Don't Look Up) - 블랙코미디 확증편향 관심경제 혜성이 지구로 돌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사람들이 시청률과 SNS 좋아요 수에 더 집착하는 세상, 이게 영화 속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영화를 보는 내내 "이거 어디서 본 것 같은데?"라는 감각을 떨치기가 어려웠습니다. 아담 맥케이 감독의 은 그런 영화입니다. 재난보다 더 무서운 건 사람들의 반응이었다의 줄거리 자체는 단순합니다. 천문학과 대학원생 케이트(제니퍼 로렌스)와 지도교수 민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에베레스트산 크기의 혜성이 지구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충돌까지 남은 시간은 단 6개월, 그리고 두 사람은 세상에 알리기 위해 백악관으로 달려갑니다.문제는 그 다음부터입니다. 대통령(메릴 스트립)은 지지율 계산을 먼저 하고, 언론은 혜성 충돌 소식보다 연예인 이별 스.. 2026. 4.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