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55 늑대소년 - 판타리 로맨스, 송중기, 박보영, 기다림 개봉한 지 벌써 14년이 지났는데, 최근 다시 꺼내 봤더니 그 먹먹함이 여전히 그대로더군요.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고, 세상과 타협하는 어른이 된 지금의 저에게 이 영화는 처음 봤을 때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가슴을 건드렸습니다.14년 전 그 영화가 지금도 유효한 이유: 판타지 로맨스의 서사 구조일반적으로 판타지 로맨스 장르는 현실과 동떨어진 설정 탓에 감정 몰입이 어렵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늑대소년은 오히려 그 반대였습니다. 비현실적인 소재를 쓰면서도 감정선만큼은 아주 구체적이고 밀도 있게 쌓아 올렸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의 서사 구조를 영화 비평 용어로 설명하면 내러티브 프레임(narrative frame) 방식을 사용합니다. 내러티브 프레임이란 현재 시점의 화자가 과거 이야기를 회.. 2026. 5. 20. 마션 - 팩트, 생존 의지, 육아 공감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볼 때까지 "우주 배경 SF는 어둡고 무거워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비티도, 인터스텔라도 그랬으니까요. 그런데 마션은 달랐습니다. 혼자 화성에 남겨진 사람 이야기인데, 보고 나서 기분이 이상하게 가벼워졌습니다. 아니, 오히려 뭔가 의지 같은 게 생겼습니다.화성에 혼자 남겨진다는 것 — 팩트로 보는 마션마션은 2015년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한 SF 생존 영화입니다. 원작은 앤디 위어의 동명 소설로, 화성 탐사 임무 중 홀로 남겨진 식물학자 겸 기계공학자 마크 와트니가 살아남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을 포함해 7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제73회 골든글로브에서는 뮤지컬·코미디 부문 최우수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 2026. 5. 19. 강릉 - 배경, 누아르, 낭만조폭 제목만 보고 그냥 강원도 배경 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유오성이랑 장혁 이름 보고 틀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차갑고 무거운 영화였습니다. 보고 나서 한동안 찜찜한 기분이 남아 있었는데, 그게 오히려 이 영화를 오래 기억하게 만든 이유가 된 것 같습니다.강릉이라는 배경, 그리고 첫인상제가 직접 보기 전까지만 해도 이 영화, 그냥 전형적인 조직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강한 형님 나오고, 밑에 사람들 줄 서고, 배신 한 번 터지면서 싸움 나고. 한국 느와르 영화가 대개 비슷한 공식을 따라가는 편이니까요. 근데 직접 겪어보니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영화는 강릉을 단순한 배경으로만 쓰지 않고, 그 도시 특유의 정서를 꽤 의도적으로 살려놓습니다. 여기서 정서란 단순히 바다가 나온다거나 사투리가 나온다는 게 아닙니다. 쉽.. 2026. 5. 18. 인셉션 - 꿈과 현실, 추출, 인셉션 작전 꿈속에서 50년을 살았다면, 그게 과연 꿈일까요? 이 질문을 처음 떠올린 건 인셉션을 세 번째 다시 볼 때였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10년 넘게 다듬은 시나리오로 2010년 7월에 선보인 이 작품은, 볼 때마다 처음엔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는 이상한 영화입니다.꿈과 현실 사이, 추출이라는 장치가 만든 세계관인셉션의 세계관이 일반 SF 영화보다 훨씬 정교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추출(Extraction)'이라는 개념 덕분입니다. 추출이란 타인의 꿈속에 침투해 그 사람의 무의식에 저장된 정보를 빼내는 행위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꿈이라는 공간을 일종의 보안 금고로 설정하고 그 안을 털어가는 행위입니다. 영화 속에서 이 추출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가 바로 패시브 장치(PASIV Device)입.. 2026. 5. 17. 기생충 - 계급, 냄새, 아카데미 "잘 만든 한국 스릴러"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근데 두 딸 아이를 키우는 지금 다시 보니, 전혀 다른 영화가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이건 그냥 계층 갈등 영화가 아니라,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가슴 서늘해질 이야기입니다.사기인데 왜 자꾸 마음이 기우는가솔직히 말하면, 기택 가족은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말을 합니다. 위조 서류를 들고 남의 집에 들어가고, 한 명씩 차례로 끼어들어 자리를 꿰찹니다. 잘한 건 아닙니다. 근데 이상하게 보다 보면 자꾸 마음이 그쪽으로 기웁니다. 왜 그럴까요? 제 경험상 이건 그 가족이 거창한 꿈을 꾸는 게 아니라, 그냥 살아보려고 발버둥 치는 느낌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영화 속 대사 하나가 계속 머릿속에 맴돕니다. "절대 실패하지 않는 계획이 뭔지 아니? 무계획이야." 기택이 담.. 2026. 5. 16. 라라랜드 - 연애 시절, 타이밍, 현실적 사랑 음악 좋고, 색감 좋고, 두 주인공이 춤추는 장면에서 괜히 심장이 두근거리는 그런 영화요. 근데 두 딸 아이 아빠가 되고 나서 다시 봤을 때는, 솔직히 좀 다르게 읽혔습니다. 이 영화가 이렇게 현실적인 영화였나 싶어서요.와이프와 연애 시절이 자꾸 떠오른 이유라라랜드를 다시 보는 내내, 저는 자꾸 엉뚱한 데서 멈췄습니다. 미아와 세바스찬이 그리피스 천문대에서 춤추는 장면. 보다 보면 화면이 너무 아름다워서 CG 아닌가 싶을 정도인데, 실제로는 로스앤젤레스의 이른바 '매직 아워(Magic Hour)'를 노려 단 다섯 테이크 만에 찍은 장면이라고 합니다. 매직 아워란 해가 뜨거나 질 무렵 약 20~30분 정도 지속되는 시간대로, 자연광이 황금빛으로 물들면서 피사체를 가장 아름답게 담을 수 있는 촬영의 황금시간.. 2026. 5. 15. 이전 1 2 3 4 5 6 ···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