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64 트루먼 쇼 가짜 세계의 미장센, 미디어 비판, 자아 정체성 어릴 때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없으신가요. '혹시 지금 내 주변이 전부 꾸며진 건 아닐까.' 저는 초등학생 때 그런 공상을 꽤 자주 했습니다. 그러다 TV에서 우연히 틀어준 트루먼 쇼를 처음 봤을 때, 그 공상이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에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오래된 영화지만 잊히지 않는 영화 중 거의 탑이라고 할 만한 작품입니다.가짜 세계를 구성한 미장센, 어디까지 봤을 수 있을까이 영화를 처음 보신 분이라면 카메라 앵글이 왠지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저도 처음에는 연출 실수인가 싶었는데, 보다 보니 그게 전부 계산된 연출이었습니다.트루먼 쇼는 미장센(mise-en-scène)을 통해 이야기의 핵심을 전달합니다. 여기서 미장센이란 화면 안에 배치되는 모든 요소, .. 2026. 4. 19. 영화 28년 후 오리지널팀의 귀한, 분노바이러스와 인간성 솔직히 저는 이 영화가 단순한 좀비 속편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워킹데드를 시작으로 유명한 좀비물은 거의 다 챙겨본 편인데, 28년 후를 보고 나서는 제가 가졌던 기대의 방향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 영화가 진짜로 다루는 건 좀비가 아닙니다.오리지널팀의 귀환이 의미하는 것28년 후는 1편인 28일 후를 만든 대니 보일 감독과 알렉스 가랜드 작가가 다시 손을 잡은 작품입니다. 여기에 1편의 주인공 킬리언 머피까지 제작 참여와 출연을 겸했으니, 팬 입장에서는 20년 넘게 기다려온 재회나 다름없습니다.제가 주목한 것은 이 팀이 다시 선택한 촬영 방식입니다. 1편은 당시 저화질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거친 화질이 오히려 세기말적 분위기를 만들어냈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최신 스마트폰을 포함한 실험적인.. 2026. 4. 18. 쥬토피아 2 전작의 날카로움, 확장된 세계관, 속편의 함정 궁금해요? 2025년 11월 26일, 쥬토피아 2가 전 세계 극장에 동시 개봉합니다. 2016년 전작이 박스오피스 10억 달러를 넘기고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은 지 거의 10년 만입니다. 소식을 접한 순간 제가 가장 먼저 한 것은 8살 딸아이와 디즈니플러스를 켜서 전작을 다시 보는 것이었습니다. 함께 보면서 느낀 건, 이 영화가 생각보다 만만하지 않다는 겁니다. 아이는 내내 웃었지만 저는 그 웃음 뒤로 아이가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어른이 보면 불편한 장면이 아이 눈에는 그냥 재밌는 장면으로 보이기도 하니까요.전작이 남긴 것 — 귀여운 동물 영화가 아니었다쥬토피아 1을 다시 보면 첫 인상과 실제 내용 사이에 꽤 큰 간극이 있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겉으로는 귀엽고 둥글둥글한 동물 캐릭터들이 .. 2026. 4. 18. 영화 파묘 속 풍수지리, 오컬트, 한국의역사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2024년 단 두 편뿐이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벌써 네 번 봤습니다. 그리고 볼 때마다 처음 봤을 때와 똑같이 긴장했습니다. 그게 이 영화의 정체입니다.성묘 한 번 안 가본 사람도 소름 돋게 만드는 풍수지리의 세계솔직히 말하면 저는 묘지와는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우리 집은 조상을 모신 산소가 없고, 결혼 후 처가에 한 번 따라가 본 게 성묘 경험의 전부입니다. 그런 저도 영화를 보는 내내 "저 땅, 뭔가 이상하다"는 감각을 느꼈습니다. 그게 풍수지리(風水地理)라는 소재가 가진 힘이라고 생각합니다.풍수지리란 땅의 기운과 지형이 그 위에서 사는 사람이나 묻힌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동아시아 전통 사상입니다. 쉽게 말해 "어디에 묻히느냐, 어디에.. 2026. 4. 17. 이전 1 ··· 8 9 10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