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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룩 업(Don't Look Up) - 블랙코미디 확증편향 관심경제 혜성이 지구로 돌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사람들이 시청률과 SNS 좋아요 수에 더 집착하는 세상, 이게 영화 속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영화를 보는 내내 "이거 어디서 본 것 같은데?"라는 감각을 떨치기가 어려웠습니다. 아담 맥케이 감독의 은 그런 영화입니다. 재난보다 더 무서운 건 사람들의 반응이었다의 줄거리 자체는 단순합니다. 천문학과 대학원생 케이트(제니퍼 로렌스)와 지도교수 민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에베레스트산 크기의 혜성이 지구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충돌까지 남은 시간은 단 6개월, 그리고 두 사람은 세상에 알리기 위해 백악관으로 달려갑니다.문제는 그 다음부터입니다. 대통령(메릴 스트립)은 지지율 계산을 먼저 하고, 언론은 혜성 충돌 소식보다 연예인 이별 스.. 2026. 4. 22.
오버 더 문 (색감, 상실, 잊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것) 솔직히 말씀드리면, 처음에 이 영화를 틀 때 아무 기대가 없었습니다. 주말 오후, 케이팝 데몬헌터스를 몇 주째 반복해서 보던 첫째 딸아이한테 슬쩍 다른 걸 틀어줬는데, 어느 순간 아이보다 제가 더 빠져 있더군요. 그게 넷플릭스 뮤지컬 애니메이션 과의 첫 만남이었습니다.달 세계로 넘어가는 순간, 색감이 모든 걸 말한다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압도됐던 건 이야기보다 화면이었습니다. 특히 주인공 페이 페이가 루나리아, 즉 달의 왕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는 완전히 다른 세계가 펼쳐집니다. 회색빛 달 표면을 지나자마자 형광 계열의 색채가 화면을 가득 채우는 그 장면은, 솔직히 그냥 눈으로 보는 재미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이 영화의 색채 연출은 색채 대비(Color Contrast)라는 시각 디자인 원리를 극단적으.. 2026. 4. 21.
콘크리트 마켓 - 무너진 서울, 공동체라는 말의 이중성 솔직히 처음엔 그냥 아류작이려니 했습니다. 재난 이후 배경에 비슷한 느낌의 포스터, 제목도 어딘가 비슷하고. 그런데 막상 보고 나서 "이건 결이 다른 영화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폐허 속에서도 시장이 열리고, 거래가 이루어지고, 권력이 생겨난다는 발상 자체가 꽤 날카롭게 박혔습니다.무너진 서울, 그래도 '마켓'은 열린다대지진 이후 모든 문명 인프라가 마비된 서울을 배경으로 합니다. 흥미로운 건 이 영화가 단순한 생존극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화폐 기능이 사라진 사회에서 사람들이 선택한 건 물물교환, 즉 바터 시스템(Barter System)이었습니다. 바터 시스템이란 화폐 없이 물건과 물건, 혹은 물건과 노동을 직접 교환하는 원시적 거래 방식으로, 현대 경제학에서는 화폐 이전 단계의 교환 경제.. 2026. 4. 21.
신세계 - 배경과 맥락, 세남자의 연기, 정체성의 선택 영화를 보고 나서 며칠 동안 주인공의 마지막 장면이 머릿속에 맴돌았던 경험, 한 번쯤은 있을 겁니다. 저에게는 신세계가 그 영화였습니다. 단순히 조폭 영화라고 생각하고 틀었다가, 끝나고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이 글은 그 여운에서 출발합니다.골드문이라는 세계, 그리고 그 속에 던져진 한 사람신세계는 2013년 박훈정 감독이 연출한 범죄 느와르(noir)입니다. 느와르란 어둡고 비관적인 세계관 속에서 도덕적으로 복잡한 인물들을 그리는 영화 장르를 말합니다. 국내 최대 범죄 조직 골드문의 회장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후계 구도를 둘러싼 권력 투쟁이 시작되고, 경찰은 이 틈을 이용해 조직을 내부에서 통제하려 합니다.이 작전의 핵심은 8년째 조직에 잠입 중인 언더커버(undercover) 경찰 이자성입.. 2026. 4. 20.
좀비딸 리뷰 — 딸을 둔 아빠가 극장을 나서며 계속 붙들었던 질문 좀비 영화를 보고 나서 "내가 저 아빠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은 적이 있으십니까. 저는 초등학생 딸과 9개월 된 아이를 둔 아빠입니다. 그래서 영화관을 나서면서도, 집에 돌아와서도 그 질문을 계속 붙들고 있었습니다. 보기 전에는 코믹한 설정의 가족 영화겠거니 했습니다. 막상 보고 나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이 영화는 좀비물이라기보다 하나의 감정 실험에 가깝습니다. 기존 좀비물과 다른 이유 — 재난 이후의 세계를 배경으로 삼다좀비딸을 단순한 공포물로 분류하는 분들이 있는데, 보고 나서 그 분류가 꽤 어긋난다고 느꼈습니다. 장르 혼종(genre hybridization)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공포, 드라마, 코미디처럼 이질적인 장르가 한 작품 안에서 뒤섞이는 영화 문법을 말하는데,.. 2026. 4. 20.
전지적 독자 시점 서사구조와 영화화로 살린 것, 잃은 것 웹툰을 꾸준히 봐온 저로서는 요즘 원작 IP(지식재산권)의 영화화 흐름이 꽤 흥미롭습니다. 여기서 IP란 웹툰·웹소설 등 원천 콘텐츠가 가진 상업적 권리를 의미합니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제가 오래 챙겨보던 웹툰이었는데, 영화화 소식을 들었을 때 솔직히 기대 반 걱정 반이었습니다. 이 작품의 서사 구조가 너무 독특해서 과연 영화라는 포맷에 담길 수 있을지 의심이 먼저 들었거든요.왜 전독시의 서사 구조는 다른가저도 처음엔 단순한 회귀물 또는 헌터물 계열로 분류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이 작품은 장르 문법이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전독시가 가진 가장 독보적인 설정은 주인공이 영웅이 아니라 독자(Reader)라는 점입니다. 김독자는 초월적 전투력도, 특별한 마법도 없습니다. 그가 가진 .. 2026.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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