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55 아수라 - 역주행, 미장센, 느와르 직장에서 '저 사람 왜 저렇게 행동하지?' 싶은 상황을 겪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도 한때 다른 팀 담당자와 업무 충돌이 심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전화를 끊고 나면 심장이 벌렁거리고 머리가 멍해질 만큼 스트레스가 심했습니다. 그 사람이 타 법인으로 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해소됐지만, 그 경험 덕분에 영화 속 한도경의 선택이 조금도 낯설지 않았습니다. 2016년 개봉 당시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을 기록했다가 뒤늦게 역주행한 김성수 감독의 , 지금 시점에서 다시 들여다볼 만한 이유가 충분한 작품입니다.개봉 당시엔 왜 외면받았나 — 역주행의 아이러니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로서 오프닝 신기록인 50만 관객을 첫날에 끌어모았습니다. 예매율이 80%를 넘기며 그해 최고 기대작으로 꼽혔으니, 출발만 놓고 보면 완벽했습니다.. 2026. 5. 26. 세얼간이 - 인 메디아스 레스, 액자식 구성, 알 이즈 웰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사람이 성공하는 걸까요, 아니면 그냥 천재라서 성공한 걸까요?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그 질문이 머릿속에서 내내 떠나지 않았습니다. 두 아이의 아빠로서 퇴근 후에도 뭔가 더 하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압박 속에 살던 제가, 170분짜리 인도 영화에서 이런 질문을 받을 줄은 몰랐습니다.인 메디아스 레스, 그리고 이야기가 시작되는 방식이 영화는 서사 기법 중 하나인 인 메디아스 레스(In Medias Res) 방식으로 시작합니다. 여기서 인 메디아스 레스란 이야기의 처음부터 순서대로 전개하지 않고, 사건의 한가운데에서 바로 시작하는 고전적인 서술 구조를 말합니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서도 쓰였던 기법인데, 이 영화는 그것을 액자식 구성과 결합해 씁니다. 액자식 구성이란 .. 2026. 5. 25. 설국열차 - 계급구조, 사회비판, 봉준호 회사에서 야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던 날 밤이었습니다. 지하철 안에서 사람들 틈에 끼어 멍하니 서 있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지금 어느 칸에 타고 있는 걸까." 그날 저녁 다시 꺼내 든 영화가 설국열차였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다섯 번째 장편이자, 커리어 최초의 영어 영화. 일반적으로 "헐리우드 진출작"이라는 수식어로 소개되지만, 제가 직접 다시 봐보니 이건 그냥 스펙터클한 SF 블록버스터가 아니었습니다.기차 한 대에 압축된 계급구조, 예상보다 훨씬 날카로웠습니다설국열차를 처음 봤을 때는 솔직히 "계급 갈등을 다루는 SF구나" 정도로만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두 번, 세 번 보면서 이 영화가 얼마나 촘촘하게 설계되어 있는지를 새삼 실감했습니다. 영화의 핵심 장치는 열차 안의 수직적 공간 .. 2026. 5. 24. 관상 - 수양대군, 팩션사극, 관상학 913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관상은 실제 역사인 계유정난에 가상의 관상가를 끼워 넣은 팩션 사극입니다. 처음엔 가벼운 사극 코미디로 시작하다가 수양대군이 등장한 순간부터 분위기가 완전히 뒤집히는데, 저는 그 변곡점이 꽤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았습니다.수양대군 등장 씬, 왜 아직도 회자되는가영화 시작 후 1시간이 지나서야 수양대군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맹수 같은 사냥개들을 거느리고 털코트를 걸친 채 슬로우모션으로 걸어 나오는 그 장면은, 한국 영화사상 최고의 등장 씬 중 하나로 꼽힐 만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웅장한 음악과 맞물리며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뿜어냅니다. 영화적 허용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저는 그 설정이 오히려 탁월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팩션(faction)이란 팩트(fact)와 픽션(fiction.. 2026. 5. 23. 최종병기 활 - 추격전, 긴장감, 병자호란 액션 영화를 보면서 심장이 조여드는 경험, 언제 마지막으로 하셨습니까? 총도 없고 폭발도 없는데 오히려 더 숨막힌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요. 저는 최종병기 활을 처음 봤을 때 그 질문에 답을 얻었습니다. 2011년 개봉한 이 영화는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청나라에 끌려간 여동생을 되찾으려는 신궁 남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화살 하나에 심장이 따라 뛰는 추격전의 구조요즘 액션 영화들은 CG와 총격전으로 화면을 가득 채웁니다. 그런데 저는 솔직히 그런 영화들을 보다 보면 어느 순간 감각이 무뎌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폭발이 열 번이면 열한 번째부터는 별로 놀랍지 않습니다. 최종병기 활은 정반대입니다. 화살 한 발이 날아올 때마다 긴장감이 처음부터 다시 쌓입니다. 특히 숲속 추격전 장면은 제가 직접 봐서 말씀드.. 2026. 5. 22. 타짜 - 흥행성적, 원작차이, 명장면 568만 명. 2006년 개봉 당시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기준으로 역대 상위권을 기록한 숫자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본 게 군대 훈련소였습니다. 종교 활동 시간에 틀어줬는데, 고작 20~30분밖에 못 봤는데도 전역하면 반드시 다시 보겠다고 속으로 다짐했습니다. 그 느낌이 틀리지 않았다는 건, 20년이 지난 지금도 이 영화가 밈(meme)으로 살아숨쉬고 있다는 사실이 증명해줍니다.568만 명이 납득되는 흥행성적, 그 이유는 뭘까요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집계 기준으로 타짜는 2006년 9월 28일 개봉해 최종 36억 원대 매출에 568만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배급사 발표 기준으로는 684만 명에 달합니다(출처: 영화진흥위원회).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임에도 이 수치를 기록했다는 게 놀랍습니다. 실제로 청불 .. 2026. 5. 21. 이전 1 2 3 4 5 ···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