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64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시대배경, 미장센, 역노화 나이를 먹는다는 게 꼭 앞으로 나아가는 것일까요? 제조업 현장에서 11년을 보내고 뒤늦게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 주변에서는 "이 나이에 무슨"이라는 말을 종종 들었습니다. 그때 다시 꺼내 본 영화가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였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늙어 있고, 죽을 때 갓난아기가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 처음엔 그냥 신기한 설정이라고 생각했는데, 보고 나서 꽤 오래 마음에 걸렸습니다.20세기 뉴올리언스, 왜 이 배경이어야 했을까혹시 영화를 보면서 "원작 소설과 왜 이렇게 다르지?"라고 의아했던 분 계신가요? 저도 처음에 그랬습니다. 원작인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 소설은 19세기 후반 메릴랜드주 볼티모어를 배경으로 하는데, 영화는 20세기 전반에서 후반으로 시대를 늦추고 공간도 루이지애나주 뉴.. 2026. 5. 11.
범죄도시4 - 대리만족, 장이수, 사이버 범죄 범죄도시4는 개봉 첫날 80만 명을 넘기고 결국 천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그것도 시리즈 3편 연속으로, 한국 영화 역사상 최초의 기록입니다. 솔직히 저는 3편 이후로 반신반의하고 있었습니다. 제조업 현장에서 11년째 일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러 극장에 갔다가, 예상 밖으로 꽤 오랫동안 여운이 남았습니다.3편의 실망 이후, 4편은 정말 다를까일반적으로 시리즈물이 4편까지 오면 흥행 피로도(franchise fatigue)가 쌓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흥행 피로도란 같은 시리즈가 반복될수록 관객의 신선함이 떨어지고 흥미가 감소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저도 3편을 보고 나서 "이 시리즈도 이제 한물 갔구나"라고 생각했던 사람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4편은 기대를 많이 낮추고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 2026. 5. 10.
나는 전설이다 - 고독, 감독판, 결말 솔직히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예고편에 낚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윌 스미스가 총을 들고 괴물들을 쓸어버리는 장면만 잔뜩 보여주더니, 막상 보니 97분 중 액션 장면은 5분도 안 됩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선택이 이 영화를 살렸다고 생각합니다. 텅 빈 뉴욕, 혼자 남은 인간, 그리고 두 가지 엔딩. 특히 감독판을 본 뒤로는 한동안 이 영화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세상에 혼자 남겨졌을 때, 인간은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까제가 직접 겪어보니, 반복되는 일상이 오히려 사람을 붙잡아준다는 걸 압니다. 11년째 같은 제조업 현장에 출근하면서, 매일 똑같은 루틴이 지루하다고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는 생각이 좀 바뀌었습니다.로버트 네빌(윌 스미스)은 인류가 사실상 멸망.. 2026. 5. 9.
위대한 쇼맨 - 줄거리와 음악, 특별함, 쇼를 계속해야 하는 이유 기분이 처질 때, 혹은 새로운 시작 앞에서 용기가 필요할 때 저는 이 영화를 틉니다. 위대한 쇼맨입니다. 처음 봤을 때는 그냥 화려한 뮤지컬 영화겠거니 했는데, 보고 나서 한참 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제조업 현장에서 11년을 보내며 시스템 속 톱니바퀴처럼 느껴질 때마다 저를 다시 일으켜 세운 노래가 이 영화 안에 있었다는 걸 그때 깨달았습니다. 8살 딸아이와 함께 다시 봤을 때는 또 다른 감정이 밀려왔습니다. 아빠로서, 이 아이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말이 이 영화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줄거리와 음악 — 무일푼에서 시작된 지상 최대의 쇼실존 인물 P.T. 바넘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이 영화는 가난한 양복쟁이의 아들로 태어나 무시당하며 자란 바넘(휴 잭맨)이 세상이 외면한 사람들을.. 2026. 5. 8.
인터스텔라 - 시간의 공포, 아버지와 딸, 상대성이론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인터스텔라를 처음 봤을 때 절반쯤은 이해하지 못한 채 극장을 나왔습니다. '뭔가 엄청난 걸 봤다'는 느낌은 강하게 남았는데, 그게 정확히 무엇인지 설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딸아이가 생긴 뒤 다시 봤을 때, 이 영화가 왜 무서운지를 비로소 몸으로 이해했습니다. 우주보다 시간이 더 두렵게 느껴졌던 이유가 그제야 명확해졌습니다.시간의 공포 — 상대성이론이 감정을 건드리는 순간이 영화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장면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저는 주저 없이 밀러 행성 장면을 꼽겠습니다. 행성에서 불과 몇 시간을 보냈을 뿐인데, 우주선으로 돌아오니 지구에서는 수십 년이 흘러 있었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신기하다' 정도로 넘겼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게 가장 무서운 장면이었습니다. 이 설정의.. 2026. 5. 7.
고양이의 보은 - 캐릭터 분석, 성장 서사, 힐링 애니메이션 상영 시간 75분. 지브리 작품 중에서도 가장 짧은 편에 속하는 이 영화가, 하루 종일 회사 일에 치여 지친 날 밤 맥주 한 캔 옆에 두고 보기 딱 좋은 작품이라는 걸 직접 틀어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아이들 보여주려고 켰다가 오히려 제가 더 편하게 빨려 들어간 영화, 고양이의 보은입니다.캐릭터 분석: 바론이 왜 어른에게도 먹히는가지브리 작품에서 캐릭터의 매력은 단순히 외형이 아니라 내러티브 기능(Narrative Function), 즉 이야기 구조 안에서 그 인물이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가에서 비롯됩니다. 여기서 내러티브 기능이란 한 캐릭터가 주인공의 성장을 촉진하거나, 이야기의 방향을 전환시키는 구조적 역할을 의미합니다.바론은 그 역할을 가장 선명하게 수행하는 캐릭터입니다. 고양이 남작이라는 설정부터가.. 2026. 5. 6.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